프로젝트 소개
밤을 가로지른 뒤에도 남는다.
「혜성체」
곧은 뼈대 위에 부드러운 곡선을 얹은 제목용 한글 서체, 「혜성체」를 소개합니다. 한 번 지나가고 나면 한동안 자리에 남아 있는 빛, 혜성에서 이름을 가져왔습니다.
이름처럼 이 서체는 쓰이는 자리에 따라 인상을 달리합니다. 차분함에서 단호함으로, 정갈함에서 화려함으로. 제목 한 줄을 놓았을 때 화면의 중심이 되도록 구조를 잡았습니다.

한 단어의 무게를 조금 더 깊게.
혜성체의 인상은 두 가지에서 나옵니다. 네모틀에서 아주 조금 벗어난 글자면, 그리고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자소. 장식을 더해서가 아니라 뼈대 자체를 그렇게 세웠기 때문에, 크게 놓을수록 인상이 진해지고 시선이 오래 머무릅니다.
단정한 인상을 만드는 조형 — 곧은 뼈대, 둥근 숨
혜성체를 그릴 때 가장 신경 쓴 것은 “단정한데 심심하지 않은” 인상이었습니다. 제목으로 썼을 때 기죽지 않고 반듯하게 서 있으면서도, 한 군데쯤은 손으로 쓴 흔적이 남아 있기를 바랐습니다.
- 아주 약간의 탈네모꼴 — 받침이 있는 글자는 조금 더 내려가고 없는 글자는 짧게 끝나, 한 줄에 미세한 리듬이 생깁니다
- 중성에서 종성으로 이어지는 획 — 자소가 끊기지 않고 한 줄기로 내려옵니다
- ㅅ·ㅈ·ㅊ의 삐침만 끝을 둥글려 흘림 — 곧은 구조 안에 한 번의 숨
- 넓게 펴 놓은 받침 — 글자면을 끝까지 채우는 안정감

크게 쓸수록 진해지는 인상
혜성체는 작은 크기에서 섬세한 판독성을 좇기보다, 큰 크기에서 장면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서체입니다. 제목 한 줄, 단어 하나가 화면을 장악하고 그 자체로 이미지가 됩니다.
작업하실 때는 자간을 조금 좁히거나 행간을 넉넉히 벌려 보시길 권합니다. 같은 문장이라도 짜임에 따라 인상이 크게 달라집니다.

제목만이 아니라, 본문까지
제목용 서체는 대개 몇백 자만 그리고 멈춥니다. 혜성체는 일상에서 쓰는 한글 2,780자를 한 벌로 모두 갖췄습니다.
- 한글
- 상용 2,780자 전체 · 그려진 글자 3,053자
- 라틴
- 대문자 · 소문자 · 숫자 · 기본 문장부호 전체
- 형식
- OTF 한 종
한글
별은 한 번 지나가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지나간 뒤에도 한동안 자리에 남는다. 우리가 밤하늘을 오래 올려다보는 이유는 이미 사라진 몸체가 아니라 뒤에 남은 빛 때문일지도 모른다.
글자도 그렇다. 한 줄을 읽고 그냥 지나쳤는데 며칠 뒤에 그 문장이 다시 떠오른다면, 그것은 내용만의 힘이 아니라 그 문장을 세운 형태의 힘이기도 하다. 같은 말이라도 어떤 글자로 앉히느냐에 따라 급하게 읽히기도 하고 오래 머물기도 한다.
본문으로 쓸 때 혜성체는 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받침이 있는 글자가 조금 더 내려가고 없는 글자는 짧게 끝나면서 줄마다 작은 높낮이가 생기는데, 그 미세한 흔들림이 긴 글을 끝까지 붙든다.
English
A comet does not simply pass. It leaves a line of light that stays in the sky long after the body itself has gone, and what we stand outside to look at is usually the trail rather than the thing that made it.
Type works the same way. A sentence you read once and walked away from can come back days later, and what brings it back is not only what it said but the shape it was set in. The same words, cut differently, can be hurried through or held onto.
Set as body copy, Hyeseong does not raise its voice. Syllables with a final consonant drop a little lower and those without end short, so every line carries a small unevenness — enough movement to keep a long passage from going flat.
기호·숫자 329자
이런 자리에
- 포스터·전시 그래픽 — 멀리서 먼저 읽히는 제목
- 브랜딩·로고타입 — 획의 강약이 그대로 개성이 되는 자리
- 표지·타이틀 — 한 단어로 분위기를 정해야 하는 순간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단정한 인상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놓아 보세요.
채워 넣을 것: 제작 기간, 파생 웨이트 계획, 배포·라이선스 방식.